어느 날, 저승의 신 하데스가 지상에 나왔을 때, 사랑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그의 모습을 보았다.
그녀는 아들에게 말했다. " 에로스야, 너의 금 화살로 저 어둡고 위험한 신의 심장을 맞춰버려라. 네 화살을 쏴서 하데스가 페르세포네와 사랑에 빠지도록 만들어라. 그녀는 수확의 여신인 데메테르의 딸이다. 그 여인들은 우리를 싫어한단다. 그들이게 고통받도록 해라."
에로스는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가장 뾰족한 황금 화살을 골라 하데스의 심장에 정통으로 꽂았다.
그날 오후, 하데스는 엔나 골짜기의 호수 옆에서 친구들과 함께 꽃을 꺾고 있는 페르세포네를 보았고 그는 즉시 그녀에게 반해버렸다. 하데스는 친구들의 시선이 다른 곳으로 향해 있는 틈을 타 그녀를 품에 낚아채서 지하 세계로 들어가는 키아네 강으로 갔다. 페르세포네의 친구들은 뒤늦게 그녀가 사라짐을 알았고 데메테르에게 가서 그녀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데메테르는 딸을 찾으러 온 세상을 헤맸지만 찾지 못했다. 결국 그녀는 절망감에 빠졌고 지상의 곡물들은 점점 시들어갔다. 어느 날 페르세포네를 찾으며 지친 데메테르는 길옆에 있는 돌 위에 앉아서 쉬고 있었다.
그때 켈레오스라는 농부와 그의 딸은 염소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길가에 앉아 있는 한 늙은 여인을 발견했다.
변장을 한 데메테르 여신이었다.
"아주머니, 왜 여기에 혼자 앉아 계세요?" 딸이 물었다.
"제 아이가 사라졌어요. 모든 곳을 찾아봤지만, 딸을 찾을 수가 없어요." 데메테르가 말했다.
그녀가 이 말을 하자,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저희 오두막집으로 가세요. 기운을 차리신 후에 다시 길을 떠나세요. 따님이 무사히 돌아올 때까지 우리 집에서 음식을 드시고 편안하게 머무르다 가십시오." 늙은 아버지가 말했다.
"감사합니다. 내가 어떻게 당신들의 호의를 사양할 수가 있겠습니까?" 데메테르가 말했다.
켈레오스의 오두막집에 도착했을 때, 그의 아내 메타네이라는 깊은 슬픔에 잠겨 있었다.
"어서 오세요." 그녀는 흐느끼며 말했다. "하지만 저의 어린 아들, 트리프톨레모스를 먼저 돌봐야 해서요. 중병에 걸렸는데 죽을지도 모른다는군요."
데메테르는 아이의 침대 곁으로 가서 아이의 뺨을 만지며 키스했다. 병으로 창백했던 아이의 얼굴에 즉시 생기가 돌고 다시 건강해졌다. 모두가 소년의 기적적인 회복에 기뻐했다. 사과, 꿀, 우유와 크림이 식탁에 차려졌다. 식사하는 동안, 데메테르는 양귀비에서 짜낸 즙을 아이의 우유에 섞었고 아이는 깊고 평화로운 잠에 빠져들었다. 모두가 잠이 든 그날 밤, 데메테르는 잠든 소년의 팔다리를 주물렀다. 그리고 그의 조그만 몸을 화로의 재에 올려놓고 주문을 외웠다.
메타네이라는 잠에서 깨서 늙은 여인이 그렇게 하는 것을 보고 소리를 질렀다. 그녀는 재빨리 그녀의 어린 아들을 재에서 구해냈다. 데메테르가 신의 모습으로 돌아오자 가족들은 깜짝 놀랐다.
"나는 그대의 아들을 불사의 몸으로 만들려고 했는데, 그대가 그걸 막았구나. 그렇지만 그는 사람들에게 쟁기 사용법을 가르쳐 주게 될 것이다. 그는 땅에서 경작한 수확물을 사람들에게 보여줄 것이다. 그는 장차 훌륭하고 유익한 인물이 될 것이다." 데메테르가 말했다.
데메테르는 그 이후로도 계속 딸을 찾으러 다녔다. 그녀는 온 세계를 다니다가 키아네 강둑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곳은 하데스가 페르세포네를 타르타로스에 있는 그의 집으로 데려간 장소였다. 납치를 목격한 강의 님프는 자기가 목격한 사실을 여신에게 모두 이야기해 주고 싶었지만, 하데스가 두려웠다. 대신 그녀는 페르세포네의 앞치마를 데메테르의 발치에 떨어뜨렸다. 데메테르는 앞치마를 보고, 자신의 딸이 죽은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어떻게 죽었는지 알지 못했다. 그녀는 주변의 무고한 대지만을 원망했다.
"배은망덕한 땅아, 내가 너를 비옥하게 만들고 풀로 덮어 주었건만. 내 딸이 돌아올 때까지 이젠 널 도와주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말했다. 가축들이 죽기 시작했고 종자는 싹이 트지 않았다. 햇볕이 너무 뜨겁게 내리쬐든지 아니면 비가 억수같이 내렸다. 작물 대신에 엉겅퀴와 가시나무만 자라났다. 이 광경을 본 샘의 님프 아레투사가 데메테르에게 말했다.
"대지를 나무라지 마십시오. 대지는 어쩔 수 없이 따님과 그녀의 납치범에게 통로를 열어주었을 뿐입니다. 따님은 지하 세계의 통치자, 하데스의 아내가 되셨습니다." 데메테르는 이 말을 듣고 대경실색했다. 여신은 서둘러 제우스를 찾아가 자신의 딸을 되찾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제우스는 도와주겠다고 승낙했지만, 만약 페르세포네가 저승에 머무는 동안 음식에 입을 댔다면 그녀를 구할 수 없었다.
제우스의 아들 헤르메스가 페르세포네를 풀어줄 것을 하데스에게 요구했지만, 하데스는 페르세포네가 이미 석류를 먹었다고 말했다. 이로써 완전한 구출은 불가능해졌으나, 타협이 이루어졋다. 페르세포네는 생의 반을 어머니와 지내고 나머지 반은 남편과 지낸다는 것이었다. 데메테르는 이 중재안에 동의했고, 대지에 이전과 같은 풍요와 성장을 돌려주었다.
데메테르와 그녀의 딸이 만나 함께 보내는 6개월 동안은, 땅은 번성했다.
처음 석 달 동안은 새싹이 피어오르는데, 이는 봄이 되었다. 그다음 석 달은 식물들이 만개하는 여름이었다. 하지만 페르세포네가 남편의 세계로 돌아간 때에는, 식물들이 주기 시작했다. 이는 가을이다. 페르세포네가 지하 세계에서 보내는 마지막 석 달 동안은 땅이 황폐해지고 아무것도 자라지 않았다. 이는 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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