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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그리스 신화 - 아프로디테와 아도니스, 아폴론과 다프네

by 미네R 2022.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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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로디테와 아도니스

 

어느 날, 에로스는 자신의 활을 가지고 놀다가 실수로 금 화살을 쏘고 말았다. 화살은 그의 어머니인 사랑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에게 상처를 입혔다. 여신이 자기 몸에 박힌 화살을 뽑기도 전에, 아름다운 청년 아도니스를 보았고 그에게 매료되고 말았다. 그 순간부터 그녀는 아도니스에게만 관심을 가졌다. 그녀는 아도니스의 뒤만 따라다녔다. 평소처럼 그늘에서 쉬는 대신에, 아프로디테는 숲속과 언덕을 헤매고 다니기 시작했다. 옷은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처럼 차려입었다. 그녀는 자신의 개들을 풀어 산토끼, 수사슴, 그리고 다른 들짐승들을 쫓게 했다. 하지만 농부의 소 떼와 양들을 해치는 늑대와 곰은 피했다.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해요." 여신은 아도니스에게 말했다.

"우리의 행복을 위태롭게 하는 일은 절대 하지 마세요. 사나운 턱과 날카로운 이빨, 그리고 엄청난 힘을 가진 짐승들은 공격하지 마세요. 당신의 젊음과 아름다움도 사자나 멧돼지로부터 당신을 지켜주진 못한다는 것을 명심해요!"

"그런데 들짐승들을 왜 그렇게 싫어하는 거죠?" 아도니스가 물었다.

"아탈란타와 히포메네스는 그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준 내게 감사의 표시도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들을 사자로 변하게 했죠!" 여신이 말했다.

그러고 나서 아프로디테는 아도니스에게 키스하고는 떠났다. 하지만 아도니스는 젊고 겁이 없었으므로 아프로디테의 당부를 잊어버렸다. 곧 그의 개들이 야생 멧돼지의 냄새를 맡아 그 멧돼지를 포위했다. 그는 멧돼지에게 창을 던졌으나 잡지 못하고 오히려 공격당했다. 겁에 질린 아도니스는 몸을 돌려 도망쳤으나 멧돼지가 그를 잡아서 옆구리에 엄니를 깊숙하게 박아 넣었다. 아프로디테는 자신의 젊은 연인이 죽어가며 고통스럽게 신음하는 소리를 들었다. 여신은 급히 방향을 돌려 아도니스를 남겨두고 왔던 곳으로 갔다. 그녀는 그가 나무 밑에 피투성이가 되어 숨져 쓰러져 있는 것을 보았다. 여신은 비탄에 빠져 비명을 지르고 격렬하게 가슴을 치며 머리카락을 쥐어뜯었다.

 

"내 사랑, 나는 당신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할 수가 없답니다. 하지만 당신의 피가 지금 대지를 적시고 있는 그곳에, 그 어떤 꽃보다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게 하겠어요. 이 꽃은 영원히 모든 인간에게 당신의 젊음과 아름다움을 떠올리게 해줄 거예요." 아프로디테는 이렇게 말하며, 아도니스의 피 위에 신주를 뿌렸다. 그 즉시 핏빛 꽃들이 피어나 대지를 덮었다. 하지만 아도니스처럼 그 수명은 짧다. 그 꽃은 아네모네라고 불리지만, 어떤 이들은 바람꽃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바람이 불면 꽃이 피지만, 이내 꽃잎들이 바람에 날려 흩어지기 때문이다.

 

 

 

아폴론과 다프네

 

다프네는 아폴론의 첫사랑이었다. 그 사랑은 우연한 것이 아니라, 에로스의 심술 때문이었다.

어느 날, 아폴론이 활과 마법의 화살을 가지고 노는 어린 에로스를 보았다.

"꼬마야, 왜 그런 무기를 들고 다니냐? 그 무기는 사냥이나 자기를 방어할 필요가 있는 이들에게 어울리는 물건이다. 꼬마야 네 횃불이나 가지고 놀고 그 무기는 인간들이 사용하도록 두어라."

"아폴론, 당신의 화살은 이 세상의 무엇이든 정복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내 화살은 당신의 심장을 정복할 겁니다."

에로스는 화를 내며 말했다.

에로스는 그러면서 화살통에서 두 개의 화살을 끄집어냈다. 하나는 끝이 뾰족한 금 화살이었다. 그것은 사랑을 불러일으키는 화살이었다. 또 하나는 끝에 납이 입혀진 것으로, 사랑을 거부하는 화살이었다.

에로스는 납 화살을 쏘아 강의 여신 페네이오스의 딸인 님프 다프네를 맞혔다. 그리고서 금 화살로 아폴론의 가슴을 관통시켰다. 아폴론은 곧바로 다프네를 사랑하게 되었지만, 다프네는 그 반대로 그를 싫어하게 되었다.

 

아폴론은 다프네가 가는 곳은 어디든 따라다니며 그녀를 자기 아내로 삼고 싶어 했다. 그는 그녀의 두 어깨에 느슨하게 늘어뜨려진 부드럽고 긴 머리칼을 만져 보고 싶었다. 그녀의 초롱초롱한 눈동자를 들여다보고 싶었다. 그녀의 입술에 키스하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하지만 매번 아폴론이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그녀는 바람보다 더 빨리 달아났다.

"잠깐만 기다려 주오. 나는 당신의 적이 아니오. 제발 양이 늑대를 보고 도망치듯이 내게서 달아나지 마시오. 내가 그대를 쫓아가는 것은 그대를 사랑하기 때문이오. 당신이 내게서 달아날 때마다 내 가슴은 찢어지오. 나는 의술의 신이지만, 내 아픈 가슴을 치료할 약은 도저히 못 찾겠구려! 오직 당신의 사랑만이 나의 고통을 줄여줄 것이오."

아폴론은 다프네가 계속 자신의 사랑을 거부하자 점점 더 초조해졌다. 아폴론이 그녀를 쫓아가자, 그녀는 계속해서 도망쳤다. 그가 다프네에게 바싹 다가가기 시작했을 때, 그녀는 아버지에게 도움을 청했다.

 

"아버지, 도와주세요! 땅을 열어 저를 숨겨 주세요. 아니면 이 위험을 피할 수 있게 제 모습을 바꾸어 주세요!"

갑자기 그녀의 팔다리가 뻣뻣해지고, 부드러운 나무껍질이 그녀의 몸을 감쌌다. 한때 길고 출렁이는 머리가 있었던 곳에, 이제는 나뭇잎들이 있었다. 그녀의 팔과 다리가 있던 곳에는 가지와 뿌리가 있었다. 아폴론이 감탄했던 다프네의 아름다운 얼굴은 나무 꼭대기가 되었다. 아폴론은 다프네의 변화에 매우 놀랐다. 그가 나무줄기를 만지자 새로운 나무껍질 밑에서 그녀의 몸이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아폴론은 월계수에 열정적인 키스를 퍼부었지만, 나무는 그의 입술을 피해 움츠렸다.

"그대는 이제 나의 아내가 될 수 없으니, 나의 나무가 되게 하리라. 나는 그대의 잎으로 내 왕관을 만들 것이다. 그대의 가지로 내 하프를 장식하리라. 그리고 로마의 정복자들이 개선 행진할 때, 그대의 잎으로 엮어서 만든 화관을 씌우리라. 그리고 영원한 청춘이야말로 내가 주재하는 것이므로, 그대는 항상 푸르고 그대의 잎은 시들 줄 모르게 하리라."

월계수로 변한 다프네는 가지 끝을 숙여 감사의 뜻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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