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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그리스 신화 - 포세이돈

by 미네R 2022.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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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세이돈(Poseidon)은 바다와 물의 신이며 지진을 관장하는 신이다. 올림포스 신들과 함께 티탄들에 대항해서 싸울 때 키클롭스 형제들이 그에게 만들어준 삼지창 '트리아이나'가 그의 표장이다. 그는 '트리아이나'로 태풍과 지진을 일으킨다. 그는 제우스, 하데스와 함께 세계의 통치권을 분할할 때 바다와 물의 영역을 관장하기로 했지만 공동 관할하기로 한 대지에 지진을 보내는 역할도 담당했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서 포세이돈을 '지축을 흔드는 자'로 부르는 것도 그 때문이다. 포세이돈의 이름 속에 들어 있는 어근 'pot'는 인도유럽어로 '권력'을 뜻한다. 올림포스 신들이 등장하기 이전부터 숭배되던 포세이돈은 막강한 전권을 쥐고 흔드는 권력의 신으로 대지를 주관했다. 사르데냐, 키프로스 섬 등은 그가 집어던진 땅덩어리로부터 생겨난 섬들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의 권력은 점차 제우스에 의해 약화되었지만, 그가 처음부터 갖고 있던 불같은 성격과 무서운 힘은 사라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포세이돈은 거칠고도 사나운 변화무쌍한 바다를 관장하는 신이다. 그는 바다처럼 힘세고 직선적이라서 술책을 모른다. 아티카를 놓고 아테나와 다툴 때 그는 아테네 주민들 앞에서 삼지창 트리아이나로 땅을 쳐 소금물이 솟아나게 했지만, 올리브나무를 선물한 아테나에게 지고 만다. 직선적으로 자기를 표현했지만 외교적인 수단이 부족했던 것이다. 아르고스를 두고 헤라와 다툴 때도 패배하고 말았다. 거친 바다의 신이 도시의 수호신이 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물의 신인 그는 지상의 모든 물을 관할했다. 샘과 강도 그의 영역이었다. 삼지창으로 두드리면 어디서나 물이 솟았다. 아티카를 아테나에게 빼앗겼을 때는 분풀이로 홍수를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바다의 노인'으로 불리는 네레우스(Nereus)의 딸인 암피트리테(Amphitrite)와 결혼했다. 본처인 암피트리테와 바다 깊숙한 곳에 황금으로 지은 궁전에서 살면서도 다른 많은 여성들과 결합했다. 대지의 여신 가이아와 결합해 거인 안타이오스(Antaios)를 낳는가 하면, 누이인 데메테르가 그를 피해 암말로 변신해 도망가자 자신도 말로 변신해 결합하여 명마 아리온(Arion)을 낳았다. 딸도 하나 얻었는데 이 딸의 이름은 아무도 발설하지 않아 이름은 전승되지 않았다. 또 말로 변신하여 메두사와 결합해 날개 달린 명마 페가소스(Pegasos)를 얻기도 했다. 파도 위에서 이동할 땐, 상반신은 말이고 하반신은 뱀인 동물들이 끄는 마차를 타고, 물고기와 돌고래가 네레우스의 아름다운 딸들과, 반인반어인 트리톤(Triton)들과 물개 떼를 몰고 다니는 프로테우스(Proteus)의 호위를 받았다.

 

포세이돈의 자식 중에는 아리온, 페가소스 등 명마들이 있다. 데메테르와 결합할 때는 그 자신이 말로 변하기도 했다. 거친 바다의 파도가 힘차게 달리는 말과 같아서일까? 또 거친 파도는 성난 황소처럼 요란하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포세이돈은 소와도 관계가 깊다. 그에게는 소에 관한 이야기가 따라다닌다. 형제들과 왕위를 놓고 다투던 크레타 섬의 미노스(Minos)는 자신이 왕위에 적합한 자라는 증표를 보여달라고 포세이돈에게 기원했다. 포세이돈은 그의 소원을 들어주어 증표로 황소 한 마리를 보냈다. 그런데 왕이 된 후에도 미노스는 포세이돈에게 황소를 제물로 바치지 않았다. 성이 난 포세이돈은 미노스의 아내 파시파에(Pasipahae)로 하여금 황소를 사랑하게 했고 그로부터 태어난 것이 머리는 황소이고 몸은 인간인 미노타우로스(Minotauros)다. 이 괴물은 크노소스(Knossos) 궁전의 지하에 갇혀 살았던 것으로 전해지는데 결국 테세우스에 의해 격퇴된다. 그 밖에도 크레타는 황소와 관계가 깊다. 에우로페가 황소로 변신한 제우스의 등에 타고 도착한 곳도 크레타였다. 게다가 크레타는 바다의 한가운데 있어서 지진도 빈번한 곳이다. 포세이돈을 잘 모시지 않으면 안 되는 곳이다. 포세이돈은 테세우스의 요청에 따라 테세우스의 아들 히폴리토스에게 황소 혹은 괴물을 보내 죽게 만들기도 했다.

 

에티오피아의 왕 케페우스(Kepheus)의 아내 카시오페이아(Kassiopeia)는 자기가 포세이돈의 아내 암피트리테나 바다의 요정들인 네레이데스(Nereides)보다 더 아름답다고 자랑하다가 포세이돈의 노여움을 샀다. 그는 바다 괴물을 보내 나라를 황폐하게 만들었다. 보다 못한 왕이 신탁을 물었다. 신탁은 그의 딸 안드로메다(Andromeda)를 제물로 바쳐야 한다고 했다. 왕은 어쩔 수 없이 딸을 희생시키기로 했다. 안드로메다가 바닷가 바위에 묶여 희생되려는 순간, 마침 그곳을 지나던 영웅 페르세우스가 그녀를 구해 주었다.

포세이돈이 분을 풀지 않고 지속적으로 분풀이한 대상은 오디세우스를 꼽을 수 있다. 트로이 전쟁에서 그리스로 귀환하던 중 오디세우스는 포세이돈의 아들인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Polyphemos)에게 포도주를 먹여 취하게 한 다음 부하들과 함께 나무창을 불에 달구어 그의 외눈을 찔러 멀게 했다. 덕분에 그의 동굴에 붙잡혀 있던 오디세우스 일행은 무사히 탈출해 배를 타고 도망쳤지만 복수심에 불탄 포세이돈은 오디세우스를 끈질기게 괴롭히며 귀향을 방해했다. 오디세우스가 포세이돈의 후손인 파이아케스(Phaiakes)족의 코르키라(Kordyra) 섬에 도착했을 때 포세이돈은 그들이 오디세우스를 괴롭혀주길 기대했지만, 오히려 그들은 10년 동안 바다를 헤맸던 오디세우스를 그의 고향인 이타케(Ithake) 섬으로 데려다주었다.

 

포세이돈의 자식들은 대단히 많다. 그는 앞에서 말한 자식들 외에도 많은 후손을 남겼는데, 특히 전설의 대륙 아틀란티스(Atlantis)의 주민은 모두 그의 후손이었다. 포세이돈은 이 대륙에 홀로 있던 요정 클레이토(Kleito)와 결합해 다섯 차례에 걸쳐 쌍둥이를 낳는다. 그는 클레이토와 열 명의 아들을 위해 이 대륙을 평화롭고 풍요로운 나라로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첫 아들 '아틀라스(Atlas)'의 이름을 따서 이 땅의 이름을 '아틀라스의 땅'이라는 뜻의 '아틀란티스(Atlantis)'로 지어주었다. 또 다른 자식으로는 트라케 해변에 사는 장님 예언자 피네우스(Phineus)가 있다. 그는 끼니 때마다 하르피이아이(Harpyiai)라는 괴조들에게 시달려야 했다. 그의 음식에 괴조들이 배설물을 싸놓기 때문이었다. 아르고 호 원정대가 그의 예언을 얻어내는 대가로 이 괴조들을 쫓아주었다. 포세이돈의 후손들 중에서 특히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테세우스(Theseus)다. 그의 출생에 대해서는 트로이젠의 공주 아이트라(Aithra)와 동침한 아이게우스(Aigeus)의 아들이라는 전설과, 아이트라와 결합한 포세이돈의 아들이라는 설이 있다. 후자에 의하면, 어느 날 밤 아이트라는 아테나 여신이 보낸 꿈에 속아 어느 섬으로 제사를 올리러 갔는데 그곳에서 포세이돈에게 잡혀 결합하여 아들을 잉태했고, 같은 날 밤 아이게우스 역시 아이트라와 동침했기 때문에 아이게우스는 그 아이를 자신의 아들로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포세이돈은 바다에 있는 각종 괴물들과 신들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예언 능력을 가진 글라우코스(Glaukos), 물 위를 걸어 다니는 오리온(Orion), 항해술에 능한 나우플리오스(Nauplios) 등은 모두 그의 자식들이다.

 

 

이진성, 『그리스 신화의 이해』,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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